한국의 식지 않는 '미국 유학' 열풍
작성자 관리자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늘어만가는 우리나라의 미국 유학.

과연 얼마나 많은 우리나라 돈이 미국으로 들어가는 것일까.

미 상무부는 외국 유학생들이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소비하는 돈의 규모를 연간 178억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주 미 고등교육 연구기관 국제교육연구소(IIE.Institute of International Education)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08/2009년 학기 미국 대학에 유학중인 한국 학생수는 7만5천여명, 전체의 11.2%를 차지한다.

대충 계산해봐도 연간 2조원이 넘는 돈이 유학 관련비용으로 미국에 보내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올해 초 미 국토안보부의 비이민비자 입국통계를 보면 학생비자(F1) 신분으로 미국 대학에 재학중인 한국 유학생수는 12만7천185명, 출신국가별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조기유학생까지 포함시키면 미국을 살찌우는 우리 돈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더욱이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어권 국가로의 유학 열풍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유학 관련비용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그나마 이 엄청난 돈이 낭비가 아닌 투자라고 한다면 조금의 위안이 될 수 있겠다.

그런데 정작 미국 학생들은 한국을 해외 유학지로 선택하는데 인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IIE에 따르면 지난 학기 미국내 3천여개 정규대학 학생 가운데 외국으로 유학을 떠난 학생은 26만여명.

미국 학생들이 가장 많이 유학을 가는 국가는 영국이었고, 그 뒤를 이어 이탈리아,스페인, 프랑스, 중국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시아권 가운데 중국(1만3천165명), 일본(5천710명)으로 유학을 떠난 미국 학생수는 각각 전년 대비 19%, 14%의 증가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 대학생들이 유학을 떠나는 국가별 순위 25위 가운데 우리나라는 들어있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으며 유학을 떠나지만, 미국 학생들은 한국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와 대학평가기관 QS(Quacquarelli Symonds) 발표한 2009년 세계대학평가 순위에서 상위 100위권에 든 우리나라 대학은 서울대(49위)와 KAIST(69위)가 고작이었다.

같은달 중국 상하이(上海) 교통대학이 선정한 세계대학 순위에서는 100위권 안에 우리나라 대학은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인 우리의 유학 열기도 문제이지만 국내 대학의 경쟁력 제고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실증적인 사례들이다.

초등학생으로까지 번진 우리의 조기유학 열풍은 공교육에 대한 불만과 경제력 증대,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이다.

하지만 자녀들의 외국행에 따른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면서 출산율(1.22명)은 세계 최하위로 떨어졌고, 많은 가정들이 생이별을 경험하고 있다.

지난해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조기유학 열풍을 보도하면서 한국에는 가족들을 외국으로 떠나보내고 홀로 남아 있는 '기러기 아빠', '독수리 아빠', '펭귄 아빠'가 있다고 소개했다.

1년에 한 두차례 아내와 자녀를 보기 위해 외국에 나가는 '기러기 아빠(Wild geese fathers)',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많아 수시로 외국에 나가는 '독수리 아빠(eagle fathers)', 그리고 돈이 없어 아예 외국 방문을 포기하는 '펭귄 아빠(penguin fathers)'가그들이다.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정말 우리의 유학 열풍은 국가적 차원에서 고민해야 할 숙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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