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학용 GRE 원정시험 사라진다'
작성자 관리자
"일본까지 가서 GRE 시험보면서 15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어요. 응시료는 20만원 가량인데 국내에서 제대로 시험을 볼 수 없어서 항공료, 숙박료 등으로 응시료의 몇 배 이상을 지출해야했던 거죠."

미국 유학을 준비하면서 지난해 6월 일본까지 가서 GRE(Graduate Record Examination) 시험을 치르고 돌아온 김승현 씨(고려대 건축공학과 4학년)의 말이다. 하지만 오는 8월부터는 이같은 사례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매달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3일 미국교육평가원(ETS)과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에 따르면 ETS는 오는 8월부터 개정 GRE 일반시험을 출시하고 한국에서도 컴퓨터 평가방식(CBT)으로 월 1~2회 실시하기로 했다. 기존에 한국에서 연간 2회만 볼 수 있었던 GRE 응시 기회가 연간 최다 24회까지로 크게 늘어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김 씨처럼 매년 미국 대학원 유학을 준비하는 응시생 수 천명이 연간 12회까지 GRE가 실시되는 일본 등 인근 국가로 이른바 '원정 응시'를 나가면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일이 줄어들 전망이다.

ETS는 2001년 GRE 평가방식을 지필평가(PBT) 방식에서 컴퓨터방식평가(CBT) 방식으로 바꾼 이후 2002년 한국에서 문제유출 사태가 발생하자 2002년 10월부터 한국, 중국, 홍콩, 대만에 대해 시험 횟수를 연간 4회에서 2회로 축소하는 한편 CBT는 없애고 PBT만 볼 수 있도록 제한했었다.

국내에서 응시할 수 있는 GRE 횟수가 연간 2회로 제한되고 고득점이 어려운 PBT방식만 시행되면서 그동안 한국의 유학 준비생들은 가까운 일본이나 필리핀으로 해마다 수 천명씩 원정 응시를 떠나 응시료 이외에 항공료, 체재비 등을 부담해왔다.

한국 ETS 측은 개정 GRE를 실시하면 응시생들이 성적 확인을 위해 6주를 기다려야 했던 것과 달리 10~15일 안에 성적을 받아볼 수 있고 올해 8~9월에는 50% 할인된 금액에 응시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1955년 한국에 처음 소개된 GRE는 전 세계 230여개국에서 68만여명(2010년 기준)이 응시하고 있는 시험으로 논리분석작문, 언어능력, 수리능력 등 3개 영역을 약 4시간에 걸쳐 평가한다. 미국의 상위 100개 경영대학원 중 약 40%가 GRE를 입학 전형에 활용하며, 한국에서도 서울대, 연세대 등 10개 대학이 대학원 입시 과정에서 GRE 성적을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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