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大 진학’ 4년새 2배로… 작년 1832명 고교졸업 후 유학
작성자 관리자
해외대학으로 진학하는 고교생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반면 외국어고와 자립형사립고(현 자율형사립고) 학생의 해외대학 진학 열기는 빠르게 식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해외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은 2006년 903명에서 계속 증가해 2007년 1209명, 2008년 1486명, 2009년 1730명, 2010년 1832명이 됐다. 전국 2155개 고교에서 해외대학 진학자가 1명도 없는 곳은 1059곳이어서 절반이 넘는 학교에서 최소 1명 이상의 학생이 해외대학에 입학했다.

하지만 수도권의 외고와 전국 자사고에서는 해외대학 진학자가 계속 줄고 있다. 동아일보가 교육업체 하늘교육과 함께 서울·경기지역 15개 외고와 전국 6개 자사고를 대상으로 최근 4년간 해외대학 합격 현황을 조사한 결과다.

이들 학교의 해외대학 합격자는 2008학년도에 54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09학년도 518명, 2010학년도 437명, 2011학년도 415명으로 계속 줄었다. 같은 기간에 외고와 자사고 출신의 서울대 합격자는 증가했다. 2008학년도 300명, 2009학년도 320명, 2010학년도 350명을 기록했다. 2011학년도에는 465명으로 해외대학 합격자보다 많아졌다.

이에 대해 신봉향 이화외고 교감은 “이제 학생들이 고교 졸업 후 바로 유학 가는 걸 선호하지 않는다. 취업을 위해선 국내 명문대 기반이 있어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외고가 2008년부터 유학반을 따로 운영하지 않은 영향도 크다. 2007년에 일부 외고에서 정규 수업 때 유학반을 따로 편성했다가 위화감 조성 등의 이유로 문제가 되자 정규 유학반은 방과 후 수업 형태로 운영됐다. 이용재 대일외고 교감은 “3년 전부터 유학반을 운영하지 않았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학부모가 경제적 뒷받침이 안 되는 경우가 늘었고 교육당국에서도 외고 학생들의 유학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추세였다”고 말했다.
서울대가 ‘특기자 전형’을 통해 외고의 우수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둔 것도 해외대학 지원 및 합격자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내신 비중이 낮아 특목고 학생에게 유리한 특기자 전형은 2005년 처음 도입된 이후 매년 확대돼 2012학년도에는 전체 모집인원의 38%까지 확대됐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조기 유학 경험이 있는 학생이 많아지면서 전체 해외대학 진학도 자연스럽게 늘었다. 하지만 해외 명문대학 진학을 이끌었던 외고 등의 우수 학생들에게서 먼저 변화가 나타나고 있으므로 향후 전체적으로도 유학 열기가 식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닌 뒤에 국내대학을 선택하는 학생도 늘어나는 추세다. 초등학교 때 캐나다에 다녀온 뒤 한국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다시 유학을 떠난 A 군(18)은 국내 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외대학을 나와도 취업에 불리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국내대학의 재외국민 전형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이런 현상과 연관이 있다. 건국대는 최근 재외국민과 외국인 전형 원서접수를 마감했는데 60명 모집에 1610명이 지원했다.

한편 2011학년도에 외고 중에서 해외대학 합격자를 가장 많이 낸 곳은 대원외고(103명)였다. 다음은 용인외고(84명) 민족사관고(83명) 한영외고(41명) 순이었다. 합격자가 가장 많은 해외대학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82명) 뉴욕대(64명) 워싱턴대(50명)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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