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펴는 기러기 아빠들
작성자 관리자
원高 덕 송금 부담 줄어 이젠 환전 타이밍 고민
"환율 추가 하락 가능성… 한번에 환전하기보다 목표 정해 분할 매수를"

공기업에 다니는 배선웅(가명ㆍ47)씨는 원ㆍ달러 환율이 최근 1,020원대로 떨어져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가볍다. 배씨는 아내와 고교생 딸을 미국으로 유학 보낸 3년 차 '기러기 아빠'다. 매달 4,000~4,500달러씩 송금을 하고 있는데, 원ㆍ달러 환율이 작년 가장 높았을 때(1,163원)와 비교하면 월 60만원 이상 환전 비용이 줄었다. 배씨는 "작년만 해도 아내와 딸을 국내로 다시 데려와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이제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며 "그래도 자꾸 환율이 더 떨어질 것 같아서 언제 환전을 해야 할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원화 강세로 허리가 펴진 기러기 아빠들이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실제 국내 유학비(연수비)는 환율에 굉장히 민감한 모습을 보인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유학비는 지난해 12월 3억6,900만달러였으나 1월 원ㆍ달러 환율이 1,050원대로 떨어지니 12% 증가한 4억1,4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2월 신흥국 금융 불안으로 달러당 1,080원대로 크게 오르자 2억4,700만달러로 줄었다.

시중은행 프라이빗뱅킹(PB)센터에는 이런 기러기 아빠들을 비롯한 고객들의 환율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환율하락에 대한 전망부터 달러 매수 타이밍에 대한 문의, 그리고 달러 약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에 대한 달러 보유 자산가들의 우려까지 환율과 관련한 다양한 질문이 쏟아진다.

하지만 무작정 달러 환전 타이밍을 늦추지는 말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조언. 김영훈 하나은행 영업1부PB센터 부장은 "환율이 1,020원대로 하락하자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평소보다 30%이상 늘어나는 등 고객들의 환율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졌다"며 "기러기 아빠 등 실수요자들은 환율이 추가로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성급하게 한번에 환전하기보다는 목표치를 정하고 원하는 환율 범위에 도달하면 분할 매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